“정부를 비롯, 국회, 관련 기관 모두 반성해야”
IT기술과 통신망 적극 활용해 복지사각지대 발굴 필요
‘끝까지 추적하는 원칙’ 도입 새로운 위기 감지와 추적 시스템도 갖춰야
지난 10월 26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는 국민의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김미애 국회의원, 이종성 국회의원실 공동주최로 ‘제 3의 송파·수원 3모녀 사건,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이정숙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제 날씨가 점점 더 추워져 오고, 우리 경제의 3고(高) 현상으로 우리 주위에 어려운 이웃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 돌보고, 사회안정망을 더 촘촘해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미애 국민의 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올해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195조 원에 이르지만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쓰고도 복지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부분은 정부를 비롯하여 국회 및 관련 기관 모두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종성 국회의원(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수 많은 세모녀와 유사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가정들이 있다. IT기술과 통신망을 적극 활용해 복지사각지대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약자들을 찾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원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은 “부양의무자 제도의 완전 폐지는 대통령선거 당시 안철수 후보에 주요 선거공약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의료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제도 폐지는 재정 문제(2020년 기초생활보장제도 관련 예산 13조 6천억 원 중 9조 원가량이 의료급여 비용)로 인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며, 전면 폐지하면 연간 최소 3조 원에서 5조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중위소득을 맞춤형 급여 시행(2015년 7월) 이후 최대치인 5.02% 인상(4인 가구 기준)했고, 생계급여 최대 급여액도 5~6% 인상해 지나치게 엄격한 소득 기준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윤 조사관은 또 “사회보장정보원이 보유한 데이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지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수요자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이들이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 복지제도를 최대한 개선하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하되, 장기적인 사회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음의소득세(Negative Income Tax) 개념을 활용한 안심 소득과 같은 새로운 소득보장제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채훈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기존 제도는 일정한 거주지에 있는 사람이 급여를 신청해서 혹은 신청하게 해서 지원한다는 전제 하에 작동했다. 그리고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기존 제도의 전제를 넘어서 ‘주거 불명 + (자발적?) 신청 기피’라는 새로운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비대상자’ 등록처리 기준을 개선하고 이 조사를 위한 충분한 인력확보가 필요하다. 광역 차원의 전담팀 구성과 지자체 차원 지원인력 확보와 사회복지공무원 인력 확대와 함께 매뉴얼을 개정해 ‘끝까지 추적하는 원칙’ 도입 새로운 위기 감지와 추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정은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권익옹호부장은 “현재처럼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전문조직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업무과다와 관료주의적 폐쇄적 속성 내에서 복지영역에 대한 전문적 인지와 지식 없이 형식적 업무관행을 따르게 한다면 결국 그 폐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빈곤불평등 연구실장은 “현재 분절적으로 구축돼 있는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 필요하다. 일선에서 직접적으로 대민서비스를 전공하는 전담인력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제외하고는 다른 서비스가 무엇이 있고, 어디로 보내면 되는지 충분한 교육과 역량강화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중규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정책실장은 “가난한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상황에까지 가지 않도록 장기적인 예방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보듬으며 공동체 회복을 통해 사회적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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