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 아닌 자립이 당연한 세상이 오길 바란다
필자가 이순신 장군이나 유관순 열사보다 더 존경하는 분이 있다.
몇십 년을 장애인 거주 시설에 계시다가 탈시설에 성공하신 분으로,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지만 이 형님은 독학으로 인문학과 철학에 능통하시고 여러 사회 활동에 누구보다 앞장선, 그런 분이셨다.
그래서 필자도 전국 각지의 장애인 거주시설에 거주자 인권 강의 갈 때마다 이 형님의 이야기를 전하며 "당신들도 이 형님처럼 자립하며 잘 살 수 있다"를 늘 이야기해 주곤 한다.
그러데 최근 필자는 한 종교 커뮤니티의 신앙상담방에서 장애인 관련 상담 글을 접하고는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어서 이곳에 필자의 생각을 올려보고자 한다.
내용인즉슨 현재 자신의 삼촌이 현재 공무원으로 일 하고 있는 데, 삼촌은 사지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며, 글쓴이 자신은 그런 삼촌의 활동지원사로 늘 삼촌과 함께 지내고 있는데, 삼촌은 전화 업무를 하는 공무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삼촌의 정년퇴직이 얼마 안 남았는데, 여기서 가족들의 떠넘기기 시작됐다고 한다. 다른 이모나 삼촌들이 그분을 맡아 부양하기를 서로 꺼리며 떠넘기고 있는데 이모나 삼촌들의 이런 행동들이 말이 되냐며 기독교 커뮤니티 신앙 상담방에 글을 올린 것이었다.
이에 필자는 이 고민 글을 접하고 따끔한 지적을 먼저 했다. '현재 활동지원사라면서 무슨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인가? 그리고 삼촌이 혼자 사실 방법이 많이 있다는 것을 정말 몰라서 이런 글을 올린 것인가? 삼촌의 의견은 물어보았나? 정 어려우면 필자가 있는 곳으로 와서 상담을 받아보라'고 조언을 했지만 '고맙지만 사양하겠다.'라는 답글을 남긴 후 더 이상은 그의 글을 볼 수 없었다.
글쓴이의 삼촌은 혼자서는 거동도 불편하지만 전화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시고, 또 퇴직해도 충분히 다른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니 혼자 사시면서 활동 지원사나 근로지원, 이동지원 등을 혼자 사시기에 필요한 것 중,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어떠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가장 최적의 방법이 있는지 모색해보고 그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신청하고 국민연금공단등에 대상자 심사를 어떻게 받는지 알아보는 등 삼촌의 퇴직 시기에 맞춰 모든 걸 다 맞춤 처리해 놓는 가족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흔히 장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말을 한 번쯤은 접해 봤을 것이다. “내가 우리 자녀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소서.”
바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소원인데 왜 자신의 자녀들보다 하루만 더 살기를 원하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 부모가 사망하면 남겨진 ‘발달장애 자녀들은 누가 돌보겠는가’라는게 큰 화두인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발 벗고 나서야 하지 않나?
정부의 지원책이 크게 실생활에 와 닿지 않는다면 이곳저곳에 청원을 올리고 민원을 넣고 관련 단체들과 같이 연대해 자녀들이 살아가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부모가 이 세상과 이별한다 해도 장애 당사자 자녀들은 계속 행복한 생활을 누리며 사는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내는 것 말이다.
주·야간보호서비스 라던지 주간엔 주간보호센터나 학교 등에서, 야간엔 활동지원사가 늘 같이 있어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삶, 그러면서 이제는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더 오래 살도록 기원하는 풍토로 바뀌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발달장애인이든, 고령 장애인이든, 탈시설 장애인이든, 중증 장애인이든, 모든 장애인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관련 법률이나 지자체 방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장애 당사자나 가족들이 적극 나서서 개선해 나가는 것.
'난 도저히 안 되니 네가 그분을 맡아!!' 가 아닌 '혼자 충분히 사실 수 있으니 지원 관련 서류들을 알아보고 맞게 준비하자'가 되는 세상,
필자가 아는 분 중 어떤 근육장애인은 1일 8시간씩 3교대로 활동지원사가 함께 하고 있어 자립생활을 잘하는 분도 있고, 중증 장애인 임에도 활동지원사 없이 혼자 잘살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다.
정부는 앞에 언급한 조카의 고민 내용처럼 독립장애인 지원책 등 아무것도 이런 내용을 접해보지 않은 장애인 가족들을 위해 독립장애인 지원 제도 등을 장애 당사자 가족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증증장애인 가족 교육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가족 간, 서로 중증 장애인 부양을 떠넘기며 장애 당사자도 괴롭고 가족 간에도 불화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장애등록 시점부터 가족들에게도 당사자와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홍보해야 할 것이다.
장애 당사자들도 스스로 자립해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직접 실행해 나간다면 장애 당사자나 그의 가족들이나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장애인권강사 강민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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